아들 오늘도 잘지냈지?
어제가 마지막 편지일꺼라고 했는데
공지사항에 보니 목요일 오후까지 편지를 전달해 준다고 했길래
오늘도 훈련소에서 마지막 편지를 또 쓰고 있어.ㅎ
사실 오늘 너도 아빠도 아침부터 설레이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허무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고 있잖아.
이렇게 짧은 만남을 얼마나 고대하고 기다려 왔을지 충분히 상상이 되거든
그리고 잠깐의 그 시간이 지나고 다시 부대안으로 복귀해서는
언제 또 만날지 기약없는 날을 기다려야 하니까 마음이 무거울꺼야.
하지만 앞으로 조금만 더 그곳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그 막연한 기다림도 아주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지게 돼.
사실은 아빠도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오늘 연병장에서 너를 처음 보는 순간
어찌나 반갑던지 울컥하고 올라오는걸 간신히 참았단다.
그리고 그동안 많이 거칠어진 손이 그동안의 훈련을 말해주고 있더구나.
아빠만 그런게 아니라 엄마도 할머니도 마찬가지였을꺼야.
그래도 밝고 건강하게 웃어주는 네모습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어.
한결더 성숙해진 네모습이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이기도 했고
좀더 차분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짧은 시간이라 어수선하게 너를 보낸것 같아 서움함이 남아 있네.
갈때는 이것 저것 먹고 싶은거 다 먹게 해주고 싶었는데
집에와 보니 가지고간 음식들이 거의다 그대로 있는거야.
그뿐이 아니라 너 부대에 복귀할때 제대로 이야기도 못하고
아수선한 상황에서 보내서 마음에 걸려
그래서 아쉬워할 사이도 없이 엉겁결에 헤어질 수 있었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서로 마음이 짠해서 힘들었을수도 있잖아.
그래도 잘할 수 있지? 아들!
이제 이 편지를 보는 밤이
그곳 훈련소에서 마지막 밤이 될지도 모르겠구나.
새로운 훈련소에 가면 처음에는 어쩔 수 없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너는 잘견딜 수 있을꺼야.
그리고 몇일만 지나면 지금 훈련소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워 지겠지.
그리고 그 느낌이 자대에 까지 연결이 될테고.
그런데 아무래도 아빠가 손편지는 잘 못쓸꺼야.
인터넷 편지는 늦은 시간이라도 잠깐 컴퓨터로 가능하지만
손편지는 그게 쉽지 않더라. 물론 아빠가 성의가 부족해서 그렇지
그래도 아들이 이해 해줄꺼지?
그 대신 통화할 수 있으면 자주 통화하고
면회가 가능해지면 가끔 면회도 갈께.ㅎ
할머니께서도 너 보고나서 무척 좋아 하셨어.
너 데려다 주고 바로 시골 할머니 댁으로 모셔다 드리고
좀전에 집에 와서 짐 정리하고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는거야.
그래도 오늘은 다행이 용진이가 기분이 많이 풀려서 짐도 거뜬히 날라주고 그랬어.
어제 아침부터 엄마한테 심한말로 혼나고 학교에 갔었거든
그래서 집에도 늦게 들어오고 아침까지도 말도 안했었어.
용진이 한테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수시 넣었던거 모두 떨었졌단다.
그리고 자꾸 재수 이야기를 하는게 재수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가보더라.
말은 쉽지만 엄청 힘든 일이잖아.
용진이랑 좀더 차분하게 이야기를 해보고 결정을 해야지.
아직은 아빠도 뭐라 말할 수가 없는 상황이네.
다시한번 말하지만 항상 몸 잘 챙겨야 한다.
불편한거 있으면 어떻게든 이야기 해야 하고.
아무리 군대라지만 견디기 힘들만큼 어려운 일이 있으면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아빠에게 바로 알려야 해.
마음 편하게 먹고 내일을 준비하자.
잘자고 사랑한다.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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